소설 마가복음(1): 광야의 외침, 새벽의 시작
황량한 광야, 붉은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타오르듯 솟아오르며 척박한 땅을 비추기 시작했다. 메마른 대지 위로 먼지바람이 일고, 그 삭막한 풍경 속에서 한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바로 세례 요한이었다.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른 그의 모습은 거칠고 야생적이었지만, 그의 눈빛은 강렬한 확신으로 빛나고 있었다.
요한은 요단 강가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그의 외침은 단순했지만 강력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 기울였다. 죄를 뉘우치고 세례를 받으며 새로운 삶을 갈망했다. 요한은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불안과 갈망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의 목소리는 절망에 빠진 영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사했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 지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나아왔다. 그들은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요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 요한의 세례는 단순한 물의 의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요한은 사람들에게 다가올 메시아에 대해 예언했다.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분이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그의 말은 기대감과 설렘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요한이 말하는 메시아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가 가져올 새로운 시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며 요한의 말에 집중했다.
그 무렵, 예수가 갈릴리 나사렛에서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 예수가 물에서 올라올 때,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비둘기 같이 그의 위에 내려왔다.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예수의 세례 장면은 숨 막힐 듯 경건하고 신비로웠다.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오는 모습은 초자연적인 힘의 발현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들려온 아버지의 음성은 예수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예수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아들이었다. 그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메시아였다.
세례를 받은 예수는 곧바로 광야로 나갔다. 그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있으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았다. 그는 들짐승과 함께 지냈고, 천사들이 그를 섬겼다. 광야는 예수에게 고독과 시련의 장소였다. 그는 굶주림과 갈증, 그리고 사탄의 유혹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광야는 또한 그가 아버지와의 깊은 교제를 나누고 자신의 사명을 깨닫는 신성한 공간이기도 했다.
예수는 광야에서 돌아와 갈릴리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는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라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그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들은 예수의 입에서 나오는 권위 있는 말씀에 놀라워했다.
예수가 갈릴리 해변을 걷다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를 보았다. 그들은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가 그들에게 말했다.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예수는 또 다른 형제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았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예수가 그들을 불렀다. 그들은 아버지를 배에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예수는 제자들을 선택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예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그들은 예수를 따르며 그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의 능력을 체험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가버나움으로 들어갔다. 예수는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쳤다.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에 놀랐다. 그의 가르침은 서기관들과는 달랐다. 그는 권위 있는 자로서 가르쳤다.
회당에는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있었다. 그가 소리 질렀다.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오셨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
예수가 그를 꾸짖어 말했다.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더러운 귀신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키게 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 서로 물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권위 있는 새로운 가르침이로다. 그가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하니 그들이 그에게 복종하는도다.” 예수의 소문이 곧 갈릴리 사방에 퍼져 나갔다.
예수는 회당에서 나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으로 들어갔다.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예수께 그 여인에 대하여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가까이 가셔서 그 여인의 손을 잡고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나고 그 여인이 그들에게 수종을 들었다.
저녁이 되자, 해가 질 때에 사람들이 모든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를 예수께 데려왔다. 온 동네가 문 앞에 모였다. 예수께서 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많은 귀신들을 내쫓으시며 귀신들이 자기를 알므로 그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셨다.
이튿날 새벽, 예수는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와 함께 있는 자들이 예수를 찾아다녔다. 그를 만나서 말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에서도 복음을 전파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예수는 온 갈릴리에 다니시며 그들의 회당에서 복음을 전파하시고 귀신들을 내쫓으셨다. 한 나병환자가 예수께 와서 꿇어 엎드려 간구했다. “당신이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불쌍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그를 만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하게 되라.” 곧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엄히 경고하시고 곧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서 네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 네 깨끗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모세가 명령한 것을 드려 그들에게 증거하라.”
그러나 그 사람이 나가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퍼뜨리니,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는 드러나게 동네에 들어가지 못하시고 오직 바깥 한적한 곳에 계셨다. 그래도 사람들이 사방에서 그에게로 나아왔다. 예수의 소문은 삽시간에 온 갈릴리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그의 치유 능력과 가르침을 듣기 위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그는 고통받는 자들의 희망이었고, 절망에 빠진 자들의 빛이었다. 새벽의 시작은 이렇게 밝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