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마가복음: 여명
어둠이 짙게 드리운 갈릴리 호숫가, 새벽의 여명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기 전이었다. 바람은 차가웠고, 호수는 잔잔한 숨소리처럼 일렁였다. 작은 어촌 마을, 벳새다의 한 초라한 오두막 안에서, 한 남자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이름은 시몬, 거친 손과 그을린 피부가 그의 고된 삶을 말해주는 어부였다.
시몬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호수의 윤곽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처럼 느껴졌다. 매일 반복되는 고기잡이, 삶의 무게에 짓눌린 그의 마음은 늘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갈망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삶,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날 아침, 시몬은 평소와 다름없이 배를 정비하고 그물을 손질했다. 그의 동생 안드레는 이미 배에 올라 고기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드레는 형 시몬과는 달리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젊은 어부였다.
“형, 오늘 물때가 좋대. 분명히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거야.”
안드레의 밝은 목소리가 시몬의 귀에 닿았다. 시몬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은 꼭 풍어를 이루어야지.”
형제는 함께 배를 밀어 호수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뱃머리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갈 때마다, 시몬의 마음속에도 희망의 파도가 일렁였다.